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
어제:
379
전체:
5,021,367

이달의 작가
2008.05.07 15:13

솜눈

조회 수 418 추천 수 6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솜눈


                                         이 월란




밤이 하얗게 사라지고 있다

해 아래 고개 든 봄의 정수리 위에도

아직 종료되지 않은 한(恨)을 하얗게 부수어 내린다

지각 없는 천지에 소복을 입히고

문신처럼 새겨진 항간의 낙서들을 지우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저리도 잊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가

청정한 햇살 아래 저리도 버리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가

밤이 하얗게 지워지고 있는 어둠 속에

뜬 눈으로 뭇가슴 지새길 저리도 바라고 있었던가

버선발로 뛰쳐나오길 바라는 임의 소식

그리도 낚아채고 싶었던가

별 따려 하늘 바라던 두 눈이 그리도 역하던가

무명의 몸살을 언땅 위에 패대기를 치고

무참히도 밟아내고 있다

모질게도 입을 막고 있다

삼킨 비명은 정화된 토사물처럼 쌓여만 가고

빙초산같은 손으로

봄밤의 신화를 잠재우고 있다


                                          2007-02-2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5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3
804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2
803 비말감염 이월란 2010.08.22 597
802 제목이 뭔데 이월란 2010.08.22 433
801 매일 짓는 집 이월란 2010.08.22 447
800 홍옥 이월란 2010.08.22 398
799 그림자 숲 이월란 2010.08.08 452
798 각角 이월란 2010.08.08 386
797 가시 이월란 2010.08.08 376
796 범죄심리 이월란 2010.08.08 374
795 연중행사 이월란 2010.08.08 376
794 사랑과 이별 이월란 2010.08.08 383
793 내 그대를 그리워함은 이월란 2010.08.08 408
792 바람의 길 6 이월란 2010.08.08 287
791 기억의 방 이월란 2010.08.08 390
790 배아 이월란 2010.07.19 433
789 그대가 바람이어서 이월란 2010.07.19 618
788 회灰 이월란 2010.07.19 445
787 한 수 위 이월란 2010.07.19 534
786 자식 이월란 2010.07.19 407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