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3
어제:
184
전체:
5,020,768

이달의 작가
2008.05.09 09:28

버리지 못하는 병

조회 수 865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버리지 못하는 병


                                                         이 월란





첫 아이 첫 생일 때 불 밝혔던 초
서랍안에서 떨어지는 촛농 붙들고 아직도 서 있다
신심(信心)에 불이 붙어 어린생명들 눈길 붙들려
밤새워 그렸던 물고기 뱃속에서
요나가 턱을 괴고 십오년째 옷농 구석에 앉아 있다
철 모를 때 입고 다니던 노랑색 파카
차가운 골목길 그림자 하나 목도리처럼 두르고
구석빼기 옷걸이를 붙들고 놓지 못한다
품어주기엔 너무 커버린 아이들 젖내나는 웃음 소리가
따글따글 섞갈리는 조약돌 주머니, 선반 구석에서
숨죽이려 키득거리고 있다
마음밭을 어지럽히는 버려도 될 것들을
아망스럽게도 쌓아 놓고 있나보다
나 조차도 버려야 할 때 예고없이 온다는데
연습은 언제 하려는지
한 번 버리면 열 번, 백 번 후회할 것 같아
눈으로 밟고 지나갈 때마다
텅빈 미소가, 눈물이, 회한이 솟구쳐도
버리지 못하는
고칠 수 없는 병

                                                         2006-12-12

?

  1. 잃어버린 날

    Date2008.05.08 Category By이월란 Views352
    Read More
  2. 눈꽃사랑

    Date2008.05.08 Category By이월란 Views406
    Read More
  3. 흔들의자

    Date2008.05.08 Category By이월란 Views559
    Read More
  4. 너에게 가는 길

    Date2008.05.08 Category By이월란 Views460
    Read More
  5. 뒷모습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80
    Read More
  6.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70
    Read More
  7. 버리지 못하는 병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865
    Read More
  8.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481
    Read More
  9. 원형나비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29
    Read More
  10. 이별예감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482
    Read More
  11. 위선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273
    Read More
  12. 손을 내밀어요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87
    Read More
  13. 눈물의 미학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20
    Read More
  14. 오늘도 쌀을 씻는다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28
    Read More
  15.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14
    Read More
  16. 허아비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440
    Read More
  17. 악습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41
    Read More
  18. 제비집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33
    Read More
  19. 해질무렵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36
    Read More
  20. 모순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30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