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2
어제:
338
전체:
5,022,051

이달의 작가
2008.05.09 09:30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조회 수 481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 월란





등질 것이냐 머물 것이냐 생애 최대의 갈림목
밤새 끌어안고도 못 미쳐 아침마다 치르는 이별행사
일초를 다투는 투전 앞두고도 놓치 못하는 포단과 베개


맨날 보는 얼굴들과의 생의 전투 속편
좋은 아침, 좋은 하루, 반나절 신나게 반나절 지겹게


학교 갔다온 아이 말썽 피운 친구얘기 키득거리는 오후
헐레벌떡 청고초 썰어넣고 된장찌개 고추장에 쓱싹쓱싹 뭉그려먹고
인터넷에 코박고 있다가
아들녀석 농구게임 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골도 못넣고 풀죽은 아이, 너 참말 빠르더라 네가 공 3개는 막았잖아
기발한 착상 내리 대견해하며 달빛 엉덩이 들이댄
백미러에서 자식새끼 눈웃음 구제하려 감질나는 어미마음


긁어달라 등 내미는 지아비
등이 왜 자꾸만 넓어지는거야, 효자손은 폼인가
나무작대기하고 사람 손하고 같냐? 실랑이 하다
잔모래미 여드름 몇 개 터뜨리며 예쁘게, 재밌게 짜줄테니
한 개 일 불씩 쳐 주라 흥정하며 깊어가는 밤


훗날 구겨진 내 입가에 미소 띄워 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로또 당첨된 날도 아니며 찰칵 찰칵 사진 찍히는 날도 아닌
오늘 같은 녹록한 날임을 어렴풋이
아주 어렴풋이 알 것도 같은데.......
                                          

                                                                                  2007-01-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평생 이월란 2012.05.19 251
64 유혹 이월란 2012.05.19 265
63 제3국어 이월란 2012.05.19 270
62 추격자 이월란 2012.05.19 309
61 여보, 눈 열어 이월란 2012.05.19 365
60 포커 페이스 이월란 2012.08.17 534
59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58 3293 이월란 2012.08.17 345
57 그는 지금, 이월란 2012.08.17 398
56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235
55 세월 3 이월란 2013.05.24 290
54 식물인간 이월란 2013.05.24 335
53 책이 있는 방 이월란 2013.05.24 353
52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 2013.05.24 419
51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386
50 열쇠 이월란 2013.05.24 347
49 길고양이 이월란 2014.05.28 348
48 금단의 열매 이월란 2014.06.14 538
47 불면증 이월란 2014.06.14 310
46 통곡의 벽 이월란 2014.06.14 242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