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8
어제:
245
전체:
5,032,582

이달의 작가
2008.05.09 09:30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조회 수 481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 월란





등질 것이냐 머물 것이냐 생애 최대의 갈림목
밤새 끌어안고도 못 미쳐 아침마다 치르는 이별행사
일초를 다투는 투전 앞두고도 놓치 못하는 포단과 베개


맨날 보는 얼굴들과의 생의 전투 속편
좋은 아침, 좋은 하루, 반나절 신나게 반나절 지겹게


학교 갔다온 아이 말썽 피운 친구얘기 키득거리는 오후
헐레벌떡 청고초 썰어넣고 된장찌개 고추장에 쓱싹쓱싹 뭉그려먹고
인터넷에 코박고 있다가
아들녀석 농구게임 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골도 못넣고 풀죽은 아이, 너 참말 빠르더라 네가 공 3개는 막았잖아
기발한 착상 내리 대견해하며 달빛 엉덩이 들이댄
백미러에서 자식새끼 눈웃음 구제하려 감질나는 어미마음


긁어달라 등 내미는 지아비
등이 왜 자꾸만 넓어지는거야, 효자손은 폼인가
나무작대기하고 사람 손하고 같냐? 실랑이 하다
잔모래미 여드름 몇 개 터뜨리며 예쁘게, 재밌게 짜줄테니
한 개 일 불씩 쳐 주라 흥정하며 깊어가는 밤


훗날 구겨진 내 입가에 미소 띄워 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로또 당첨된 날도 아니며 찰칵 찰칵 사진 찍히는 날도 아닌
오늘 같은 녹록한 날임을 어렴풋이
아주 어렴풋이 알 것도 같은데.......
                                          

                                                                                  2007-01-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5 곶감 이월란 2008.05.08 398
924 과수원댁 이월란 2009.10.08 367
923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922 관(棺) 이월란 2010.03.05 453
921 관계 이월란 2011.01.30 495
920 괄호 속에서 이월란 2009.07.27 316
919 광복64주년기념 낭송축시 이월란 2009.08.25 311
918 구신 들린 아이 이월란 2009.02.08 263
917 국경의 봄 이월란 2009.01.27 302
916 굿 이월란 2009.11.11 319
915 궁상 이월란 2011.10.24 263
914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913 귀로 이월란 2008.05.10 280
912 귀성 이월란 2014.10.22 242
911 귀여운 뱀파이어 이월란 2009.12.22 410
910 그 땐 이월란 2010.01.19 336
909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908 그 여자 이월란 2008.05.09 316
907 그 이름 이월란 2008.05.10 232
906 그가 사는 도시 이월란 2008.05.08 3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