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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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9 09:34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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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

                                    

                                                                이 월란




난 늘 속고 있다
품지 못한, 가지지 못한 발가벗은 욕심
그리움이란 채홍빛 리본으로 묶고
사랑이라는 판도라빛 상자에 담아
산머리에 얹어 두고
곤돈한 삶이 숨통을 조일 때마다 산소호흡기를 찾듯
달려가 절박하게 코를 박는다


내 안락한 목숨 누구에게도 나눠주고 싶지 않으면서
프리웨이 출구에 눈 맞으며 성자처럼 서 있던
걸인에게 몇 불 쥐어 주며 게름의 댓가로 받은
신의 축복 녹아 없어지기 전에 고이 모셔 집으로 가져온다


난 결코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사랑도, 신의 축복도
내일 아침이면 나보다 먼저 눈을 떠
버릇처럼 나를 흔들어 깨울
나의 위선을 오늘도 무심한 척 잠재우고 있다
                                      
                                            
                                                            200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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