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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9 10:01

회명(晦冥) 걷기

조회 수 352 추천 수 4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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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명(晦冥) 걷기  
              


                                                               이 월란




어둠 속을 걸어보았나요


촛불 하나 밝힐 수 없었던,
아침에 나간 아이가 시신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어제 화려한 무대위의 조명받던 주인공이
오늘 장례식의 누워있는 주인공으로 빈관을 채우기도 하는
앙버티고 있을 기둥이 이마를 칠까
빼앗긴 두 시선 두 팔에 실어 쉴 새없이 허우적대는
왼발 다음의 오른발이 디뎌야 할 지반이 꺾여
벼랑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어둠 속을 걸어보았나요
까만 어둠에 동공은 최대한으로 늘어나
어느새 단련이 되어있고
우린, 물가에 내놓은 아이들처럼 마구 뛰기도 하잖아요
광치가 되어 날리는 까만 미소 갯벌에 뿌리며
금이 간 지반 위를 걸어가죠
화수(花樹)처럼 어둠숨을 내쉬는 호흡소리만
아득한 파란(波瀾)의 소리로 들리는 그런
어둠 속을 걸어 보았나요

                                                       200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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