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4
어제:
276
전체:
5,025,576

이달의 작가
2008.05.10 07:46

생인손

조회 수 36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생인손


                                     이 월란




온 몸으로 버텨온 것들이 있었다
만개되지 못한 감꽃 하나
지상의 바다로 투신하면
빛처럼 낙화하면
순간의 파열음으로 허망히 피었다 지는
감춰진 폭죽같은 개화의 날을
나마저 애써 잊고 있었는가
무곡선 기다리는 허기진 인파 속에서
까치발을 세우지 않았는가
저 철길의 끝은 어디일까
내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석양에 걸린 마디마디 나의 뼈집들이
더불어 일몰을 준비하면
몸 끝에서 돋아나는 푹익은 종창 하나
고름을 안고 버티고 있다
곱나들던 화농균들이 집을 지었다
세상과 가까운 곳에 터를 닦았다
수지침이라도 꽂아 저 열탕의 세상으로 터져버리면
정녕 살균의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농익은 부스럼들이 샅을 빠져나와
손끝에서 사라져 줄까
정녕 사라져 줄까
감염된 열 손가락 평상 위에 고이 말리고
병색 짙어가는 여생의 낯을
험애한 저 언덕 너머로
한번쯤 환하게 들어볼 날도 있을까

                            
                                              2007-07-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5 사랑 8 이월란 2009.01.15 280
424 흐르는 섬 이월란 2009.01.15 278
423 포츈쿠키 이월란 2009.01.15 284
422 걸어오는 사진 이월란 2009.01.13 342
421 해동(解凍) 이월란 2009.01.13 308
420 비의 역사 이월란 2009.01.07 300
419 스팸메일 이월란 2009.01.07 273
418 포스트들이 실종되는 것은 일상다반사 이월란 2009.01.07 257
417 지그재그 지팡이 이월란 2009.01.02 271
416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이월란 2009.01.02 731
415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2009.01.02 308
414 눈(雪)이 무겁다 이월란 2008.12.26 418
413 소포 이월란 2008.12.26 269
412 풍금(風禽) 이월란 2008.12.26 258
411 라일라* 이월란 2008.12.19 253
410 둥근 집 이월란 2008.12.19 264
409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408 타짜 이월란 2008.12.19 315
407 손님 이월란 2008.12.19 278
406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1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