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8
어제:
306
전체:
5,023,081

이달의 작가
2008.05.10 07:52

빈가방

조회 수 378 추천 수 2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빈 가방



                                                          이 월란





삶의 후미진 구석, 어디쯤엔 늘 빈 가방 하나 놓여 있다
허망의 오브제로 앉아 있다
결빙의 언어들이 나신의 걸음으로 걸어들어 가는 곳
흑암의 바다 속 야광찌처럼
검은 가슴을 박차고 나와 발광 도료를 뒤집어 쓰고 있다
반짝 반짝, 깜빡일 때마다 빛을 본다. 아픔을 본다
내 그리운 얼굴들이 자리바꿈을 하는 곳
푸른 설계도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고 있다
사막이 바다가 되고 빈의자가 마주 앉는 곳
함부로 길이 되고 싶었던 실핏줄들
서빙고 안에 재워 둔 얼음처럼
서로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을 때
빛의 바다로 가는 발
어둠을 낚으러 가는 손
나란히 앞세우고
옹색하게 떠오른 박복한 섬으로 간다
맨발의 갈매기로 살다 오리
남루한 영혼, 마저 버리고 오리
겨울 갈수기, 하현달 박힌 저수지에
노역에 지친 인부의 두 발을 담그고
꿈에서마저 떠나던 너의 빈자리에
행려자의 푸른 고요를 담아오리
저 생소한 아침이 눈을 뜨면

                              
                                                2007-08-0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 출근길 이월란 2009.04.05 241
144 출처 이월란 2009.04.21 273
143 춤 추는 노을 이월란 2008.05.10 258
142 춤추는 가라지 이월란 2009.04.09 274
141 춤추는 살로메 이월란 2010.02.21 424
140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139 치과에서 이월란 2009.12.31 466
138 치병(治病) 이월란 2008.05.07 471
137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386
136 카멜레온 이월란 2009.10.17 269
135 카인의 딸 이월란 2008.05.07 634
134 칼 가는 사람 이월란 2009.05.04 495
133 캄브리아기의 평화 이월란 2008.08.05 260
132 캔들 라이트 이월란 2010.06.12 416
131 코끼리를 사랑한 장님 이월란 2009.12.15 334
130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129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100
128 클레멘타인 이월란 2010.06.12 428
127 타로점 이월란 2010.03.30 426
126 타인 이월란 2008.05.08 359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