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7
어제:
338
전체:
5,022,126

이달의 작가
2008.05.10 09:21

흐린 날

조회 수 296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흐린 날


                                                                                                                이 월란




문을 나섰다. 날이 흐리다. 온 세상이 엎드려 울먹이고 있나. 무엇인가 지워지고 있을까. 무엇인가 손상되고 있을까. 무엇인가 더럽혀지고 있을까. 초가을 유타는 열병으로 석달을 못 채운 만년설 다시 부르고, 저 높은 흰 눈 속엔 초근목피의 생약같은 아라한들의 발자국 있을 것 같아. 지는 단풍보다 성긴 눈 지상으로 먼저 내려와도 길들은 환하게 제 몸을 열겠지. 그럼 난 온종일 눈밭을 걸어야지. 그래야지. 준비 없이도 소리 없이 눈 맞은, 저 범상치 않은 길 속으로. 해갈을 꿈꾸던 내 안에 사막 한 뼘씩 자라고 있다고, 날빛 아래서도 난 이제 나를 믿지 않기로 했는데. 누렇게 진 잎 위에 정신 놓듯 슬쩍 놓고 온 저것들을...... 흐린 날 문을 열고 나서는건 말줄임표로 걸어가는 것...... 이렇게...... 여섯 개의 점......으로


                                       2007-09-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6
184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296
183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277
182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월란 2008.05.10 318
181 노안(老眼) 이월란 2008.05.10 245
180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306
179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이월란 2008.05.10 340
178 홍엽 이월란 2008.05.10 318
177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287
176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352
175 詩 2 이월란 2008.05.10 290
174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280
173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264
172 손끝 이월란 2008.05.10 260
171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294
170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277
169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306
168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317
167 폭풍의 언덕 이월란 2008.05.10 385
166 이월란 2008.05.10 271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