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0
어제:
306
전체:
5,023,063

이달의 작가
2008.05.10 10:17

고별, 낙엽의 마지막 춤

조회 수 308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별, 낙엽의 마지막 춤


                                                                                    이 월란




푸르게 푸르게 붙들고 살았습니다 주신 운명의 가지를, 주신 인연에 흔들리며
수많은 잎들도 나처럼 그렇게 살더군요
수많은 나무들도 그렇게 줄지어 뿌리내리더군요
이름모를 사람들이 무수히도 나를 스쳐지나 갔습니다
첨탑의 쇠종소리 더불어 부서져 흩어지는 계절, 때가 왔답니다
무반주의 아리아가 나를 부릅니다 이별을 날자고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바라보며 누군들 뜨겁게 살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이제 돌아가렵니다, 떠나온 곳으로, 나는 비로소 자유합니다
하늘은 두 손 모으고 거리는 일어서 고요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오색의 단풍은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무대복
수액이 말라버린 나의 몸은 지상에서 가장 가벼운 무희의 몸짓
세상은 숨죽여 나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바람이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흔들림의 삶에서 정착으로 가는 길, 바로 내 발밑에 있었습니다
돌아보지 않습니다 신열에 들뜬 지난 날의 흔들림을
폭설과 햇살과 비바람이 새겨준 내 아름다운 문신을 이제 허공에 새깁니다
나의 맨발이 닿을 저 싸늘한 대지는
품은 생명들이 마그마처럼 흘러내리는 뜨거운 활화의 땅
증발되어 버린 시간들이 허공에서 지도(地圖) 위로 찬란히 부서져 내립니다
나도 길이 되고 싶었습니다
나의 첫무대랍니다, 가지 끝에서 지상까지

                                                      
                                                                                   2007-10-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 기다림 이월란 2008.05.09 328
104 Sunshine State 이월란 2008.05.09 365
103 만남 이월란 2008.05.09 291
102 비꽃 이월란 2008.05.09 475
101 봄비 이월란 2008.05.09 288
100 회유(回游) 이월란 2008.05.09 313
99 이혼병(離魂病) 이월란 2008.05.09 292
98 간장종지 이월란 2008.05.09 322
97 그대 내게 있음에 이월란 2008.05.09 303
96 숙명 이월란 2008.05.09 270
95 회향(懷鄕) 이월란 2008.05.09 299
94 그림자 밟기 이월란 2008.05.09 307
93 난지도 사랑 이월란 2008.05.09 306
92 평생어치 이월란 2008.05.09 248
91 이월란 2008.05.09 228
90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89 마중물 이월란 2008.05.09 296
88 에움길 이월란 2008.05.09 405
87 소낙비 이월란 2008.05.09 359
86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38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