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6
어제:
276
전체:
5,025,628

이달의 작가
2008.05.10 11:05

불씨

조회 수 263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불씨


                                                   이 월란




아직도
불씨 하나 피톨따라 떠돌지요
안개군단의 성(城)에 그리 오래 머물렀어도
젖어오지 않아, 가슴께로 오면 불꽃을 피워


한번씩 신열이 오르는 것은
가끔씩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간간이 주소를 잃어버리는 것은


서로의 성역을 침범한 이래
뿌리 내린 칸살마다 바람 들어
쿵쿵쿵쿵 녹슨 청진기에 들려오는 심장소리


살아 있군요
쿵쿵쿵쿵 나도 살아 있답니다
그 사소한 부딪침에 전신이 멍들 줄은 몰라
급소를 맞고도 절명치 못한 마음


가진 적 없어도 나 잃었네
굴뚝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더운 입김
조문객 없는 장례식을 치른 후
아직도 글음 없는 생소한 나의 굴뚝에
사향내 풍기며 타고 있는 저 단단한 뼈들


바람벽에 붙어 있던 <잃어버린 사람을 찾습니다>
탯줄이 잘린 순간부터 생의 골목들을 숨가삐 쏘다니다
누구를 잃어버린 건가
안개정국의 시가지마다
젖지 않는 아청빛 불씨 하나
                              
                                               2008-01-09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5 먼지 이월란 2008.05.10 251
804 자정(子正) 이월란 2008.05.10 303
803 동일인물 이월란 2008.05.10 247
802 남편 이월란 2008.05.10 292
801 완전범죄 이월란 2008.05.10 289
800 옛날에 우린...... 이월란 2008.05.10 408
799 눈꽃 이월란 2008.05.10 283
798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797 밤의 정가(情歌) 이월란 2008.05.10 244
796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5.10 305
795 틈새 이월란 2008.05.10 282
794 산그림자 이월란 2008.05.10 272
793 Step Family 이월란 2008.05.10 256
» 불씨 이월란 2008.05.10 263
791 별리동네 2 이월란 2008.05.10 365
790 이월란 2008.05.10 236
789 제로섬(zero-sum) 이야기 이월란 2008.05.10 386
788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787 촛불잔치 이월란 2008.05.10 362
786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5.10 328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