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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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이 월란




서기 이천년 전에 세상이 망한다는 노스트라다무스에게 빠졌던 어린 날
세상이 쫄딱 망하기 전에 아이 하나 낳아보고 싶었네, 나이를 손꼽아 헤아려
다 큰 여자 하나가 되어보고 싶었네, 옛날 옛날 어린 날에
이제

여자가
되어
소원대로 아기를 쑥쑥 낳은 여자, 돈독이 올라
젖 말리는 당의정 씌운 알약을 쵸코볼처럼 주워먹으며
낳은 아이 소가 대신 키웠네
낳은 자랑 말고 젖 먹이는 자랑 하라고 로라박사가 카스테레오 밖으로
침을 튀길 때마다 범법자가 되어 발목이 불끈, 제한속도를 넘어버리는 여자
젖 먹이는 여잘 보면 눈이 뒤집혔네
젖 빠는 아일 빼앗아 소젖을 대?물려주고
너도 돈독 좀 오르라고 소리치고 싶었네
소젖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엄마소를 찾아 나가버리고
엄마젖이 그리운 그 아이가 내민 지폐 몇 장에 팔려 온
생후 6주된 아기고양이 한 마리, 저민 빈가슴에 품고 젖을 물리네
고양인 미야오 미야오 <넌 내엄마가 아니야> 소리치는데
서기 이천년이 지나도 세상은 아직 망하지 않았고, 숯등걸 타는 가슴
오늘도 젖은 나오지 않네

                                                
                                                                             200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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