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338
전체:
5,022,037

이달의 작가
2008.05.10 11:24

외출

조회 수 280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외출


                                                              이 월란



아침에 멀쩡히 일어나 시간 맞춰 외출 준비를 끝내고
길차림 알뜰히 목적지로 갔다
가면서 보니 내가 없다 그래도 그냥 갔다
나 없이 살아온 세월이 한 두 자락이었던가
돌아오면서 보니
길섶의 꽃잎 위에도 한 줌, 파르라니
서산의 새털구름 위에도 한 줌, 사뿐히
운두 낮은 노을 위에도 한 줌, 발가니
남의 집 벤치 위에도 한 줌, 오도카니
내가 앉아 있어
사는 것이 늘
나를 두고 집을 나섰다가
그렇게 생뚱맞은 *길얼음에 한 줌씩 앉아 있는 나를 다독여
집으로 데리고 돌아가는 날들이 아니었던가
가출했다 잡혀온 나에게 *길보시같은 밥 한 그릇 퍼 주는
그런 것이 아니었던가
세월이라는 굵고 튼튼한 동아줄 하나
지붕 없는 가슴에 번리처럼 엮어 놓은 것이 아니었던가

                                  
                                                    2008-01-27




* 길얼음 : 분기점, 길이 몇 갈래로 갈라진 지점
* 길보시 : 길가는 일을 도와주는 고마운 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85 잃어버린 詩 이월란 2010.04.23 347
784 읽고 싶은 날 이월란 2008.08.10 229
783 인형놀이 이월란 2010.12.14 421
782 인연 이월란 2008.05.10 237
781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이월란 2009.10.24 334
780 인사이드 아웃 이월란 2008.05.10 416
779 인사동 아리랑 이월란 2008.10.27 419
778 이혼의 꿈 이월란 2010.02.21 604
777 이혼병(離魂病) 이월란 2008.05.09 292
776 이중국적 이월란 2011.05.31 336
775 이젠, 안녕 이월란 2010.06.28 384
774 이인(二人) 이월란 2008.09.07 291
773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341
772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771 이별이래 이월란 2010.07.09 452
770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5.10 285
769 이별의 입 이월란 2009.11.03 407
768 이별을 파는 사람들 이월란 2008.05.08 464
767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2
766 이별모습 이월란 2008.05.08 333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