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4
어제:
204
전체:
5,032,957

이달의 작가
2008.05.10 11:55

인사이드 아웃

조회 수 417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 뒤집어진 사람)


                                                 이 월란




007 영화에나 나올 법한, 미끈하게 잘 빠진
치자빛 스포츠카에서 그가 내린다
그의 이름은 Bryon Swim
온 몸을 융모처럼 감싸고 있는 은진들이
탱탱볼처럼 뎅그렁 뎅그렁 걸어온다
멈출 줄 모르는 세월의 세포분열은 살점이 되었고
돌출된 섬유종들은 그의 신경줄을 끊임없이 잡아당기고 있다
나의 몸은 그의 잘 빠진 스포츠카처럼 미끈하다
혹들은 늘 뒤집어지 않은 안쪽에 충실히도 몸을 숨기고 있다
괴물같은 몰골로 홀웨이를 지나다닌 그의 뒷모습에
무심히 뿌렸던 애마른 심정들
부메랑처럼 과녁없이 돌아와 잠적해버린 나의 종양들을 매만진다
목젖 언저리에 똘똘 뭉쳐있는 욕지기의 혹부터
내가 나를 걸고 넘어지는 독선과 아집의 혹
열등과 좌절에 좌초된 강짜의 혹
혀 깨물고 지켜내온 자존심의 혹
혹들, 혹들, 혹들
오돌도돌 내장을 점령해버린 치기의 영류들이
질기게도 연명하고 있었다
결코 누설되지 않을 기형아들 사이로
드러나버렸지만 이젠 초연해질 수 밖에 없는
반생의 여독을 품은 업보를 조랑조랑 매달고
비탈진 가을산을 타고 내려온 가을바다를
붉은 열대어같은 그의 스포츠카가
그의 라스트네임처럼
미끈한 나의 몸을 관통해 살같이 헤엄쳐 달리고 있다


                                                          2008-02-1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5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96
1024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45
1023 흙비 이월란 2010.03.22 523
1022 흔적 이월란 2008.08.28 282
1021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1020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1019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018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1017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101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61
1015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1014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9
1013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6
1012 흐르는 섬 이월란 2009.01.15 278
1011 흐르는 뼈 이월란 2008.12.09 302
1010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1009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7
1008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1007 횟집 어항 속에서 이월란 2008.10.07 570
1006 회향(懷鄕) 이월란 2008.05.09 2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