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7
어제:
274
전체:
5,025,203

이달의 작가
2008.05.10 12:22

미몽(迷夢)

조회 수 343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몽(迷夢)


                                                                              이 월란




오늘, 당신과 겨울 바닷가에 갔습니다
손을 꼭 잡고 갔는데 서로 닿을 수 없는 두 발은 시리기만 했습니다
거짓말처럼 눈이 내리고 올려다 본 하늘은
눈안개로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바다는 해면의 정교한 물살을 해탈한 듯 거룩한 몸짓으로
뭍으로 뭍으로 보내면서도 내리는 눈송이들을 흔적없이 삼켰습니다
우린 그동안의 기다림으로 목이 자란 겨울부츠를 신고
그리움의 애달픈 긴 목을 모랫벌같은 현실에 푹푹 빠뜨리면서도
하루종일 빈조개를 주웠습니다
웬일일까요? 우리의 삶은 상처투성이
뵉?것보다 부서지고 금간 사금파리같은 조가비에 절망같은 피가 납니다
독이 오르면 안된다고 나의 상처를 빨아들이는 당신의 얼굴에
설익은 망고빛 노을이 빈하늘처럼 내리고
새큼새큼 첫사랑같은 가슴이 저립니다
묵시의 바다에 생채기만 가득 남겨 놓고 그래도 안되겠다
나를 업고 돌아오는 당신의 낯선 등이 이내 젖고 맙니다

                                                
                                                                         2008-03-0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무서운 침묵 이월란 2009.04.07 278
764 당신도 시인 이월란 2011.10.24 278
763 詩똥 2 이월란 2008.05.16 279
762 환승 이월란 2008.10.17 279
761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280
760 귀로 이월란 2008.05.10 280
759 사나운 일진(日辰) 이월란 2008.05.10 280
758 외출 이월란 2008.05.10 280
757 이월란 2008.08.07 280
756 사랑 8 이월란 2009.01.15 280
755 접싯밥 이월란 2009.01.19 280
754 옹알옹알옹알이 이월란 2009.04.05 280
753 하지(夏至) 이월란 2009.08.06 280
752 그대, 시인이여 이월란 2008.05.10 281
751 말발 끝발 이월란 2008.05.10 281
750 속 빈 여자 이월란 2008.05.10 281
749 이월란 2008.10.24 281
748 거부 이월란 2008.05.09 282
747 기다림에 대하여 이월란 2008.05.10 282
746 틈새 이월란 2008.05.10 282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