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55
어제:
353
전체:
5,022,862

이달의 작가
2008.05.10 12:22

미몽(迷夢)

조회 수 342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몽(迷夢)


                                                                              이 월란




오늘, 당신과 겨울 바닷가에 갔습니다
손을 꼭 잡고 갔는데 서로 닿을 수 없는 두 발은 시리기만 했습니다
거짓말처럼 눈이 내리고 올려다 본 하늘은
눈안개로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바다는 해면의 정교한 물살을 해탈한 듯 거룩한 몸짓으로
뭍으로 뭍으로 보내면서도 내리는 눈송이들을 흔적없이 삼켰습니다
우린 그동안의 기다림으로 목이 자란 겨울부츠를 신고
그리움의 애달픈 긴 목을 모랫벌같은 현실에 푹푹 빠뜨리면서도
하루종일 빈조개를 주웠습니다
웬일일까요? 우리의 삶은 상처투성이
뵉?것보다 부서지고 금간 사금파리같은 조가비에 절망같은 피가 납니다
독이 오르면 안된다고 나의 상처를 빨아들이는 당신의 얼굴에
설익은 망고빛 노을이 빈하늘처럼 내리고
새큼새큼 첫사랑같은 가슴이 저립니다
묵시의 바다에 생채기만 가득 남겨 놓고 그래도 안되겠다
나를 업고 돌아오는 당신의 낯선 등이 이내 젖고 맙니다

                                                
                                                                         2008-03-0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자식 이월란 2010.07.19 407
764 영혼 카드 이월란 2010.12.26 407
763 집배원 실종사건 이월란 2011.10.24 407
762 영혼 받아쓰기 이월란 2009.09.12 406
761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6
760 차도르*를 쓴 여인 이월란 2008.05.09 406
759 처녀城 이월란 2009.08.06 406
758 털털교실 이월란 2010.02.21 406
757 가벼워지기 이월란 2010.04.13 406
756 지지 않는 해 이월란 2010.12.14 406
755 판토마임 이월란 2008.05.08 405
754 에움길 이월란 2008.05.09 405
753 The Tide 이월란 2010.04.05 405
752 진짜 바람 이월란 2010.09.26 404
751 엄만 집에 있어 이월란 2008.05.10 403
750 줄긋기 이월란 2009.01.15 402
749 슬픔의 궤 이월란 2009.06.01 402
748 애설(愛雪) 이월란 2009.10.17 402
747 쓰레기차 이월란 2010.12.14 402
746 길고양이 이월란 2009.12.03 401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