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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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12:42

나를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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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쳐


                                   이 월란




나를 지쳐
어둠의 평상에 매이는 날은
그렇게 늘어지게 밤이고 싶지요
그렇게 늘어지게 어둡고만 싶지요
나 닮은 아이 하나 주워 와
해지도록 어르고도 싶지요
뜨거운 해가
싸늘히 식어 뜨기도 한다던가요
그런 날은 꼭 비가 오데요
이젠 눈물 없이도
우는 법을 알았는데
아쉬움 없이도 주절주절
세월 흘리는 법도 알았는데
다 착각이었다구요
나를 지쳐
덧없음의 마루에 퍼질러 앉는 날은
그렇게 늘어지게
팔자 늘어지게 캄캄해지고도 싶지요


                                 200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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