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2
어제:
338
전체:
5,022,021

이달의 작가
2008.05.20 12:02

낙조(落照)

조회 수 27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

  1. 걸어다니는 옷

  2. 분수(分水)

  3. 레퀴엠(requiem)

  4. 태양꽃

  5. 푸코의 말

  6. 물처럼 고인 시간

  7. 詩똥 2

  8. 바람을 낳은 여자

  9. 낙조(落照)

  10. 격자무늬 선반

  11. 부음(訃音) 미팅

  12. 비섬

  13. 홈리스 (homeless)

  14. 꽃, 살아있음

  15. 그리움

  16. 당신, 꽃이 피네

  17. 둥둥 북소리

  18. 핏줄

  19. 주머니 속의 죽음

  20. 비의 목소리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