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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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20 12:02

낙조(落照)

조회 수 272 추천 수 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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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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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리고 또 여름

  2. 우리, 언제부터

  3. Soap Opera* 증후군

  4. 나에게 말 걸기

  5. P.T.O.

  6. 수신확인

  7. 비의 목소리

  8. 주머니 속의 죽음

  9. 핏줄

  10. 둥둥 북소리

  11. 꽃, 살아있음

  12. 그리움

  13. 당신, 꽃이 피네

  14. 홈리스 (homeless)

  15. 비섬

  16. 부음(訃音) 미팅

  17. 격자무늬 선반

  18. 청맹과니

  19. 낙조(落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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