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5
어제:
225
전체:
5,032,764

이달의 작가
2008.05.20 12:02

낙조(落照)

조회 수 27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5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2
224 저녁별 이월란 2008.05.10 253
223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222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221 전설의 고향 이월란 2010.12.14 444
220 전화 이월란 2009.12.31 313
219 절망에게 이월란 2010.03.22 396
218 절수節水 이월란 2010.07.09 380
217 젊은 영감 이월란 2012.04.10 243
216 접속 이월란 2021.08.16 69
215 접싯밥 이월란 2009.01.19 280
214 젖니 이월란 2011.09.09 248
213 제3국어 이월란 2012.05.19 270
212 제로니모 만세 이월란 2011.05.31 364
211 제로섬(zero-sum) 이야기 이월란 2008.05.10 386
210 제목이 뭔데 이월란 2010.08.22 433
209 제비집 이월란 2008.05.09 333
208 조연 이월란 2011.10.24 350
207 조회 이월란 2011.12.14 267
206 졸개 이월란 2010.06.28 375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