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9
어제:
338
전체:
5,022,058

이달의 작가
2008.05.20 12:02

낙조(落照)

조회 수 27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5 전설의 고향 이월란 2010.12.14 444
804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803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802 저녁별 이월란 2008.05.10 253
801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2
800 재활용 파일 이월란 2012.01.17 362
799 장원급제 이월란 2008.05.08 360
798 장사꾼 이월란 2010.03.05 401
797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31
796 잔상(殘像) 이월란 2008.05.09 314
795 자정(子正) 이월란 2008.05.10 303
794 자식 2 이월란 2010.11.24 359
793 자식 이월란 2010.07.19 407
792 자물쇠와 열쇠 이월란 2012.01.17 307
791 자동 응답기 이월란 2010.02.28 506
790 입양천국 이월란 2010.01.23 377
789 입양아 이월란 2015.09.20 99
788 입술지퍼 이월란 2009.04.14 331
787 임시보관함 이월란 2008.12.17 330
786 잃어버린 날 이월란 2008.05.08 352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