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3
어제:
306
전체:
5,023,086

이달의 작가
2008.05.20 12:02

낙조(落照)

조회 수 27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5 걸어다니는 옷 이월란 2008.05.10 272
»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272
223 산눈 이월란 2009.02.14 272
222 기도 이월란 2009.07.29 272
221 이월란 2008.05.10 271
220 다이어트 이월란 2008.05.10 271
219 피사체 이월란 2008.10.28 271
218 지그재그 지팡이 이월란 2009.01.02 271
217 숙명 이월란 2008.05.09 270
216 밑줄 이월란 2008.05.10 270
215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214 당신, 꽃이 피네 이월란 2008.06.04 270
213 유정(有情) 이월란 2008.07.30 270
212 바다몸 이월란 2009.04.14 270
211 사랑이라 부르면 이월란 2009.10.01 270
210 고인 물 이월란 2011.09.09 270
209 제3국어 이월란 2012.05.19 270
208 소포 이월란 2008.12.26 269
207 라식 이월란 2009.02.03 269
206 돌아온 탕자 이월란 2009.07.27 269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