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7
어제:
276
전체:
5,025,569

이달의 작가
2008.06.25 13:40

Soap Opera* 증후군

조회 수 231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Soap Opera* 증후군


                                                         이 월란



아침의 두 손으로
신음하는 너의 이마를 짚어보면서
하루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다


탈옥한 죄수의 피말리는
두려움으로라도
우리, 마주 앉아 보면 어떨까 싶다


눈물땀 고이고이 마름질한 바람옷
휘발성 짙은 저 세월 속에
세월인듯, 바람인듯, 갈쌍대며
날아가고 헐어가고 넝마가 되더라도
우리, 살 부비며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


사랑에 미쳐 도망간 노예들처럼
우리, 서로의 노예가 되어
비릿한 슬픔도 이승의 향내라 동나도록 뿌려대며
저 브라운관 속의 사당패들처럼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


현실의 소용돌이 안에서 가지 쳐낸 겨울나무처럼
바람 한줄기 흥정하지 않고
비누 하나로 서로의 두 손을 씻어 주며
거품같은 세월 미련없이 헹궈내며
그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


버젓이 살아 있다는 저 환영같은 사랑에
한번쯤 속아 주면 어떨까 싶다

                                                    2008-06-25



* soap opera : ① (주부들을 위한 주간의) 연속 라디오[TV] (멜로) 드라마
        (본디 주로 비누 회사가 스폰서였던 데서 유래) 그냥 soap라고도 하며
         속어로는 soaper.
         ② (멜로드라마에 나오는 것 같은) 현실의 위기, 트러블, 상황.

?

  1. 그리고 또 여름

  2. 우리, 언제부터

  3. Soap Opera* 증후군

  4. 나에게 말 걸기

  5. P.T.O.

  6. 수신확인

  7. 비의 목소리

  8. 주머니 속의 죽음

  9. 핏줄

  10. 둥둥 북소리

  11. 꽃, 살아있음

  12. 그리움

  13. 당신, 꽃이 피네

  14. 홈리스 (homeless)

  15. 비섬

  16. 부음(訃音) 미팅

  17. 격자무늬 선반

  18. 청맹과니

  19. 낙조(落照)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