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2
어제:
338
전체:
5,022,041

이달의 작가
2008.06.25 13:40

Soap Opera* 증후군

조회 수 231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Soap Opera* 증후군


                                                         이 월란



아침의 두 손으로
신음하는 너의 이마를 짚어보면서
하루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다


탈옥한 죄수의 피말리는
두려움으로라도
우리, 마주 앉아 보면 어떨까 싶다


눈물땀 고이고이 마름질한 바람옷
휘발성 짙은 저 세월 속에
세월인듯, 바람인듯, 갈쌍대며
날아가고 헐어가고 넝마가 되더라도
우리, 살 부비며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


사랑에 미쳐 도망간 노예들처럼
우리, 서로의 노예가 되어
비릿한 슬픔도 이승의 향내라 동나도록 뿌려대며
저 브라운관 속의 사당패들처럼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


현실의 소용돌이 안에서 가지 쳐낸 겨울나무처럼
바람 한줄기 흥정하지 않고
비누 하나로 서로의 두 손을 씻어 주며
거품같은 세월 미련없이 헹궈내며
그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싶다


버젓이 살아 있다는 저 환영같은 사랑에
한번쯤 속아 주면 어떨까 싶다

                                                    2008-06-25



* soap opera : ① (주부들을 위한 주간의) 연속 라디오[TV] (멜로) 드라마
        (본디 주로 비누 회사가 스폰서였던 데서 유래) 그냥 soap라고도 하며
         속어로는 soaper.
         ② (멜로드라마에 나오는 것 같은) 현실의 위기, 트러블, 상황.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5 이월란 2008.06.20 195
704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 Soap Opera* 증후군 이월란 2008.06.25 231
702 우리, 언제부터 이월란 2008.07.01 330
701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250
700 새벽기도 이월란 2008.07.06 207
699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698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697 창 밖에 꽃이 이월란 2008.07.15 228
696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695 아모스 아모스 이월란 2008.07.19 214
694 푸른 우체국 이월란 2008.07.21 260
693 실종 2 이월란 2008.07.25 234
692 유정(有情) 이월란 2008.07.30 270
691 연애질 이월란 2008.08.03 237
690 부산여자 이월란 2008.08.04 266
689 캄브리아기의 평화 이월란 2008.08.05 260
688 이월란 2008.08.07 280
687 읽고 싶은 날 이월란 2008.08.10 229
686 몸 푸는 사막 이월란 2008.08.25 303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