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8
어제:
225
전체:
5,032,857

이달의 작가
2008.09.03 13:30

백념(百念)

조회 수 299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백념(百念)



                                                                                   이 월란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처음부터 잘못된 길이었을까 생각을 하는데
일제 기꼬만 간장이 국산 샘표간장보다 훨씬 짜다는 생각을 한다


소중한 것들이 하나 하나 사라지고서야 나의 무릎이 낮아진다는 생각을 하는데
치아 표백제로 연고타입을 살 것인지 테잎형을 살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진리의 깨달음은 한 개의 상처만을 덮을만큼만 조금씩 야멸차게 온다는 생각을 하는데
손톱 발톱이 많이 자라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자주 가슴 속에서 파도 치는 소리가 들린다는 생각을 하는데
대다수의 여자들이 잘못된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있다는 기사가 생각이 난다


이제 그만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면 금방 돌아오고 싶어지는
이 간사한 인간은 차라리 디아스포라의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데
친구들이 데리고 간 을지로 골벵이 집 선반 위에 솔트레익의 한국마켓에 있던
그 똑같은 원터치 캔의 깡통 골벵이들이 꽉 차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 소중한 것들은 늘 소중하지 않은 길 위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내일 또 지각을 하지 않으려면 오늘은 정말 일찍 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2008-09-0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5 애모 이월란 2008.05.07 635
364 애설(愛雪) 이월란 2009.10.17 402
363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362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361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360 야누스 이월란 2010.02.12 370
359 야바위 이월란 2010.02.15 329
358 약속 이월란 2009.09.23 282
357 약속 2 이월란 2012.02.05 331
356 약속 없는 나라 이월란 2009.11.21 323
355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354 어느 시인 이월란 2008.05.09 327
353 어느 아침 이월란 2008.05.10 246
352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351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350 어둠의 입 이월란 2009.06.10 311
349 어떤 기다림 이월란 2008.05.10 216
348 어떤 사랑 이월란 2008.05.10 243
347 어떤 하루 이월란 2008.05.10 293
346 어린 결혼 이월란 2010.04.27 413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