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
어제:
231
전체:
5,025,660

이달의 작가
2008.09.03 13:30

백념(百念)

조회 수 299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백념(百念)



                                                                                   이 월란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처음부터 잘못된 길이었을까 생각을 하는데
일제 기꼬만 간장이 국산 샘표간장보다 훨씬 짜다는 생각을 한다


소중한 것들이 하나 하나 사라지고서야 나의 무릎이 낮아진다는 생각을 하는데
치아 표백제로 연고타입을 살 것인지 테잎형을 살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진리의 깨달음은 한 개의 상처만을 덮을만큼만 조금씩 야멸차게 온다는 생각을 하는데
손톱 발톱이 많이 자라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자주 가슴 속에서 파도 치는 소리가 들린다는 생각을 하는데
대다수의 여자들이 잘못된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있다는 기사가 생각이 난다


이제 그만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면 금방 돌아오고 싶어지는
이 간사한 인간은 차라리 디아스포라의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데
친구들이 데리고 간 을지로 골벵이 집 선반 위에 솔트레익의 한국마켓에 있던
그 똑같은 원터치 캔의 깡통 골벵이들이 꽉 차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 소중한 것들은 늘 소중하지 않은 길 위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내일 또 지각을 하지 않으려면 오늘은 정말 일찍 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2008-09-0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5 발칸의 장미 이월란 2010.01.07 518
584 밤꽃 파는 소녀 이월란 2008.10.20 489
583 밤눈 이월란 2008.12.04 289
582 밤마다 쓰러지기 이월란 2010.01.23 364
581 밤비 이월란 2010.05.30 400
580 밤비행기 2 이월란 2009.08.29 425
579 밤섬 이월란 2011.03.18 377
578 밤의 정가(情歌) 이월란 2008.05.10 244
577 이월란 2008.05.10 236
576 방황 이월란 2008.05.08 326
575 배란기 이월란 2008.05.10 349
574 배아 이월란 2010.07.19 433
» 백념(百念) 이월란 2008.09.03 299
572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571 백지 사막 이월란 2009.11.03 378
570 버러지 이월란 2010.01.29 396
569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568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567 벌레와 그녀 이월란 2009.08.29 365
566 범죄심리 이월란 2010.08.08 374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