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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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10.15 14:34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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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이월란




신발을 벗고
따뜻한 맨발로 온다
입 가린 백색 마스크는 하얗게 비명을 삼켰다


--첫눈이 와요
--해바라기의 하얀 넋이야


진흙탕 가슴이 바닥처럼 드러나버려도
내 머무는 곳마다 당신 발자국 품어 보리라고
가붓가붓 고통의 꽃등
  

말 없이 눈 앞에서 내려도
소복소복 쌓이고 싶은 곳은 당신 안의 따뜻한 가슴이라고
저 가벼운 것들이 지금도 꼭꼭 눈에 밟혀 아프다는 것


다섯 번 째 계절의 그리운 인기척으로
세상은 내일 아침 빙판으로 눈을 떠도
나는
나는
하늘에서 온 하얀 눈이었다는 것


저 눈송이가 시작되는 알 수 없는 곳이었다는 것


                                                200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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