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6
어제:
276
전체:
5,025,448

이달의 작가
2008.11.19 14:31

새떼

조회 수 238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새떼


                                                                 이월란



우리집 앞은 새들의 서식지야
시동을 걸고 차를 몰기 시작하면 벌떼처럼 날아오르는 것들
아, 난 말 못해, 시를 쓰는 당신만 생각이 나


피아니스트인 그녀는 늘 나를 당신이라 부른다
환갑과 항암을 함께 맞이한 앙상한 그 얼굴에
봄이면 비엔나에 가서 피아노를 칠 거라며
밉지 않은 자랑이 새떼처럼 날아 오른다


새들이 이동을 할 때까지
그녀의 집엔 당분간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오는데


I-215 프리웨이에 오르자마자 숨어있던 새들이 날아올랐다
백 마리, 아니 오백 마리
하얀 뱃가죽이 너울 너울, 햇살 아래 사금파리처럼 반짝인다
내 몸에서 빠져나온 현기증 나는 환희, 낯설다


섬이 된 나를 파도처럼 날아올라
눈이 아프도록 춤을 추는 바다
하얀 배를 채우고 협곡을 날아오른 저 기억들


하늘을 향해 운전을 하던 차가 갓길에서 휘청
바다가 길을 트고 있다
시를 쓰는 당신, 무슨 말을 해야 하나

                                                              2008-11-19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5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이월란 2008.11.06 282
644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643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642 빨간 불이 들어온지 꽤 되었어요 이월란 2008.11.15 305
641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640 첫눈 2 이월란 2008.11.17 252
639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 새떼 이월란 2008.11.19 238
637 그리움 이월란 2008.11.19 247
636 매일 떠나는 풍경 이월란 2008.11.21 259
635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634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633 詩3 이월란 2008.11.25 242
632 詩4 이월란 2008.11.25 237
631 찬밥 이월란 2008.11.26 321
630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629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628 빨간 구두* 2 이월란 2008.11.30 282
627 그녀에게* 이월란 2008.11.30 267
626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1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