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
어제:
274
전체:
5,025,166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8

낙엽

조회 수 28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엽



                                                     이월란



당신은 죽었네요
아니, 내가 죽였네요
지는 꽃잎 빙자하여 부음(浮淫)을 일삼던 날들
육신의 골짜기마다
봉분처럼 봉긋이 솟아올랐네요
서로의 무덤 속에서 뼈로 새긴 세월만큼
푸른 잔디가 이끼처럼 자라겠죠
진펄의 습지가 그리워
우린 빨래처럼 펄럭이며 말라가겠죠
나무들이 매일 떨어뜨리는 부음(訃音)
노목의 가을은 늘 성급합니다
우리들의 건조기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버린 고등식물의 잎들
지상을 덮어버린 부고장들마다
사인란이 다 비어있네요
소인 없는 엽서가 매일 날아오네요
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없네요
깊은 가을엔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잔설같은 기억 위로
내 온 몸에 문신처럼 내리네요

자, 지상으로 내려가야겠죠
눈물병같은 몸을 굴리며

                                             2008-11-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5 날씨 검색 이월란 2010.11.24 652
224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월란 2011.05.31 470
223 날개 달린 수저 이월란 2008.05.09 276
222 난청지대 이월란 2010.08.22 421
221 난지도 사랑 이월란 2008.05.09 306
220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26
219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272
218 낙엽을 읽다 이월란 2008.11.01 244
217 낙엽 2 이월란 2010.11.24 332
216 낙엽 이월란 2015.03.30 122
»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214 낙엽 이월란 2010.11.24 333
213 나이 이월란 2011.07.26 245
212 나의 통곡은 이월란 2010.04.18 516
211 나의 집 이월란 2008.05.10 258
210 나의 사람아 이월란 2008.05.10 361
209 나의 로미오 이월란 2009.06.10 340
208 나의 詩 이월란 2010.02.15 379
207 나와 사랑에 빠지기 이월란 2010.04.13 435
206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