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9
어제:
338
전체:
5,022,058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8

낙엽

조회 수 28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엽



                                                     이월란



당신은 죽었네요
아니, 내가 죽였네요
지는 꽃잎 빙자하여 부음(浮淫)을 일삼던 날들
육신의 골짜기마다
봉분처럼 봉긋이 솟아올랐네요
서로의 무덤 속에서 뼈로 새긴 세월만큼
푸른 잔디가 이끼처럼 자라겠죠
진펄의 습지가 그리워
우린 빨래처럼 펄럭이며 말라가겠죠
나무들이 매일 떨어뜨리는 부음(訃音)
노목의 가을은 늘 성급합니다
우리들의 건조기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버린 고등식물의 잎들
지상을 덮어버린 부고장들마다
사인란이 다 비어있네요
소인 없는 엽서가 매일 날아오네요
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없네요
깊은 가을엔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잔설같은 기억 위로
내 온 몸에 문신처럼 내리네요

자, 지상으로 내려가야겠죠
눈물병같은 몸을 굴리며

                                             2008-11-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5 왕따 이월란 2008.05.10 241
824 손목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데 이월란 2008.05.10 362
823 미리내 이월란 2008.05.10 234
822 같이 이월란 2008.05.10 220
821 꽃물 이월란 2008.05.10 266
820 귀로 이월란 2008.05.10 280
819 상사 (相思) 이월란 2008.05.10 250
818 고별, 낙엽의 마지막 춤 이월란 2008.05.10 308
817 나의 집 이월란 2008.05.10 258
816 왜 당신입니까 이월란 2008.05.10 247
815 사나운 일진(日辰) 이월란 2008.05.10 280
814 사랑은 이월란 2008.05.10 253
813 다이어트 이월란 2008.05.10 271
812 인연 이월란 2008.05.10 237
811 그 이름 이월란 2008.05.10 232
810 노스탤지어의 창 이월란 2008.05.10 278
809 먼지 이월란 2008.05.10 251
808 자정(子正) 이월란 2008.05.10 303
807 동일인물 이월란 2008.05.10 247
806 남편 이월란 2008.05.10 292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