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
어제:
276
전체:
5,025,440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9

무거운 숟가락

조회 수 320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지금까지 그 흔한 철봉에 턱걸이 하나 걸쳐 본 적 없다
스키장까지 아이를 데리러 가느라 급경사의 S라인을
핸들 꽉 붙들고 한 시간 동안 벌벌 기어 갔다 왔다
찬밥덩이를 해결하느라 김치 볶음밥을 반 시간 동안
꾹꾹 눌러 휘저었다
밥을 먹는데, 팔이 마취 주사 맞은 듯 어깨가 한 짐이다
“에이고오~, 숟가락 들 힘도 없데이~”
한 번씩 몸살을 하실 때마다 끙끙 앓던 울 엄마 목소리 간절하다
“할망구, 그 밥 다 먹나 안먹나 볼끼다”
째려보는 못된 딸년 앞에 두고도
"묵는거 버리모 죄 받는다 아이가"
밥 한 톨 남기지 않으셨던
먹성도, 몸집도 좋으셨던 주책바가지 울 엄마 보고프다
천국에서도 밥을 먹고 산다는데
숟가락 들 힘 펄펄 살아나셨을까나
아기 단풍잎만한 빈 숟가락 위에 일찌감치 떠나신
울 엄마 시름이 다 얹혀 있다

                                                                         2008-11-2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5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이월란 2008.11.06 282
644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643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642 빨간 불이 들어온지 꽤 되었어요 이월란 2008.11.15 305
641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640 첫눈 2 이월란 2008.11.17 252
639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638 새떼 이월란 2008.11.19 238
637 그리움 이월란 2008.11.19 247
636 매일 떠나는 풍경 이월란 2008.11.21 259
635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633 詩3 이월란 2008.11.25 242
632 詩4 이월란 2008.11.25 237
631 찬밥 이월란 2008.11.26 321
630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629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628 빨간 구두* 2 이월란 2008.11.30 282
627 그녀에게* 이월란 2008.11.30 267
626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1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