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0
어제:
204
전체:
5,032,963

이달의 작가
2009.01.22 12:54

샤갈의 窓

조회 수 389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샤갈의 窓


                                                                                                                 이월란



천지창조의 토카타가 시작되었어요. 사각의 팬터마임이 부르는 적막의 아수라는 영원하다죠. 야생의 골목을 지나 마굿간에서 튀어나온 눈이 큰 짐승들도 큰 눈의 깊이 만큼 마을이 되어요. 잃어버린 시간 만큼 날아올라요. 기억이 잃어버린 중력 만큼 떠 올라요. 마비된 집들은 곡마단의 서커스를 부르고 오후 3시 반에 목이 꺾인 시인은 고통의 오브제를 울부짖어요. 금단의 열매 아래 책형을 당한 아담과 이브를 이젠 용서하세요. 박해의 불길마저 꽃불처럼 피어나는 갈보리 언덕으로 가요. 구아슈로 피운 꽃다발 너머 자작나무 숲에서 자라는 영원한 마돈나를 기억하세요. 물구나무 선 지붕 아래 창들은 선하게도 많구요, 손이 큰 사람들은 날개를 키우네요. 오른손엔 어제, 왼 손엔 내일, 눈 속엔 오늘이 있어요. 어둠을 삼킨 날빛 누드의 미소로 세상을 가만히 조롱해요. 연인의 몽타주에 신록의 입을 맞추어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혼의 커튼을 젖히고 마티에르의 붓질로 안개를 지우세요. 목 잘린 상념 아래 가슴까지 붉은 생리를 하는, 인어가 헤엄치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원의 이디시어 만발한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2009-01-2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5 그런 날 있다 이월란 2008.05.08 386
324 제로섬(zero-sum) 이야기 이월란 2008.05.10 386
323 gocks들 이월란 2009.06.10 386
322 행글라이더 이월란 2010.01.04 386
321 각角 이월란 2010.08.08 386
320 그늘 이월란 2011.04.09 386
319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386
318 바느질 이월란 2008.05.08 387
317 손을 내밀어요 이월란 2008.05.09 387
316 당신의 봄 이월란 2009.07.29 388
315 아멘족 2 이월란 2010.01.07 388
314 그리운 자리 이월란 2010.01.29 388
313 가을의 뒷모습 이월란 2008.05.08 389
» 샤갈의 窓 이월란 2009.01.22 389
311 밀수제비 이월란 2009.12.31 389
310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309 사랑의 지도 이월란 2009.05.09 390
308 시스루룩(see through look)의 유물 이월란 2009.07.27 390
307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0
306 기억의 방 이월란 2010.08.08 390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