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7
어제:
259
전체:
5,025,989

이달의 작가
2009.01.27 13:00

I LOVE YOU

조회 수 294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I LOVE YOU


                                                                        이월란



주말 레스토랑 화장실, 손을 씻고 있는데 금발의 모녀가 들어왔다
엄마가 화장실에서 먼저 나와 손을 씻고 있는데 딸아이가 엄마를 부른다
왜, 하고 대답하니 I Love You, Mommy 한다
세면대 거울 속에서 눈이 마주쳐 웃고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저런 고백을 하나요, 한 스무 번쯤 해요
엉덩이를 까고 앉아서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을까
천날 만날 얼굴 맞대고 사는 엄마에게
Thank You 나 Sorry를 남발하며 사는 그네들이지만
저 I Love You의 남발도 남발이라고 해야 하나
낯선 화장실에서 예닐곱 살 짜리의 사랑고백은
눈밭 위에 핀 신비한 이국의 꽃처럼
처음 맡아보는 향기로운 배설물이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 보라, 사랑이 만들어진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 보라, 사랑이 걸어 온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 보라, 사랑이 머문다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멀기만 했던, 아득하기만 했던, 거대하기만 했던,
자꾸만 사라지려고 했던 그 사랑이
바로 곁에서, 선명히, 사소하게도 동거 중인 것을


                                                                   2009-01-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5 애모 이월란 2008.05.07 635
1024 카인의 딸 이월란 2008.05.07 634
1023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1022 내 안에 있는 바다 이월란 2008.05.07 569
1021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1020 치병(治病) 이월란 2008.05.07 471
1019 상사병 이월란 2008.05.07 553
1018 어항 이월란 2008.05.07 509
1017 왼손잡이 이월란 2008.05.07 455
1016 당신 이월란 2008.05.07 394
1015 여행, 일탈을 맛보다 이월란 2008.05.07 502
1014 솜눈 이월란 2008.05.07 418
1013 돌부리 이월란 2008.05.08 385
1012 눈길 이월란 2008.05.08 338
1011 타인 이월란 2008.05.08 359
1010 바람 맞으셨군요 이월란 2008.05.08 317
1009 고문(拷問) 이월란 2008.05.08 539
1008 곶감 이월란 2008.05.08 398
1007 불망(不忘) 이월란 2008.05.08 373
1006 바느질 이월란 2008.05.08 38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