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8
어제:
276
전체:
5,025,570

이달의 작가
2009.02.08 14:15

체중계

조회 수 375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체중계


                                                              이월란



내게 아픔이 온 것은
새처럼 아픔이 온 것은 가벼워지기 위해서였으리
정확한 측량을 위해서라면
누더기같은 가식과, 신발창처럼 덧댄 보호막도
허물벗듯 훨훨 벗어버려야 하는 법
지금도 자라고 있는, 열망에 날리고 있는 머리칼 정도야
새털처럼 가벼워 외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고
구근 들어낸 꽃처럼 기다림마저 삭제된 백지 위에서라도
빈집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다면
한 줌 어둠의 무게를 달아낼 수 있다면 싶어
비만해지는 상승욕구와 여윈 천성은 늘 상존하는 법
한번의 착지로 생의 수치를 가늠해버리는 습성으론
피하에 체지방처럼 쟁여 놓은 삶의 깊이마저 어차피 눈 밖의 일
오늘도 눈으로 흘린 물만큼 입으로 마셨고
하늘에서 내린 비만큼 안개같은 사람들도 증발했다는데
최소한의 연명선까지 미리미리 뼈와 살을 추려내고 싶다
슬픔의 무게가 좀 감해졌을까
세월의 무게가 좀 더해졌을까
맨발을 올려 본다
아날로그 계기판에 새겨진 기억의 진자운동
알몸으로 숫자를 벗겨내고 있다

                                                          2009-02-0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5 섬그늘 이월란 2010.09.26 566
444 섬에 갇히다 이월란 2011.07.26 318
443 성대묘사 이월란 2009.05.30 291
442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441 세대차 이월란 2009.11.21 321
440 세모의 꿈 이월란 2010.12.26 575
439 세밑 우체국 이월란 2009.12.22 365
438 세상을 끌고 가는 차 이월란 2008.10.16 277
437 세월 3 이월란 2013.05.24 290
436 세월도 때론 이월란 2008.05.10 295
435 소낙비 이월란 2008.05.09 359
434 소요산의 가을 이월란 2008.12.19 306
433 소통왕국 이월란 2010.02.15 377
432 소포 이월란 2008.12.26 269
431 속 빈 여자 이월란 2008.05.10 281
430 이월란 2010.04.05 449
429 손끝 이월란 2008.05.10 260
428 손끝에 달리는 詩 이월란 2009.10.29 374
427 손님 이월란 2008.12.19 278
426 손목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데 이월란 2008.05.10 362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