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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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04.05 10:56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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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이월란(09/03/26)




차고 문을 열고, 시동을 켜고, 후진해서 차고 문을 닫고
I-15을 타고, I-215을 타고, 파킹랏에 주차를 시켰다


멀쩡한 목숨이 난데없이 갑갑해 왔을까
꼿꼿이 버티고 선 모가지가 갑자기 가늘어졌을까
마취된 길 위에선 한번도 의식적이지 못했음에


신호등 한번 기억나지 않는 러시아워
길들인 습관으로 저 땅끝으로 달려가 있었을까
축지된 일생의 길이가 하도 짧아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길이 나를 휘둘렀고
핸들을 꺾었고, 나를 꺾었다
박제된 길 위에서 눈동자처럼 반짝이는 작은 칩
길 따라 오늘을 입력하는 질주의 부품이었다


태양의 신 앞에 엎드리는 길 위에서
핸들에 감기는 경배의 손길들
안약같은 눈물을 닦는 로봇의 손처럼 섬뜩,
두려워지는, 길들여져 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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