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4
어제:
225
전체:
5,032,813

이달의 작가
2009.04.05 10:56

출근길

조회 수 241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출근길



이월란(09/03/26)




차고 문을 열고, 시동을 켜고, 후진해서 차고 문을 닫고
I-15을 타고, I-215을 타고, 파킹랏에 주차를 시켰다


멀쩡한 목숨이 난데없이 갑갑해 왔을까
꼿꼿이 버티고 선 모가지가 갑자기 가늘어졌을까
마취된 길 위에선 한번도 의식적이지 못했음에


신호등 한번 기억나지 않는 러시아워
길들인 습관으로 저 땅끝으로 달려가 있었을까
축지된 일생의 길이가 하도 짧아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길이 나를 휘둘렀고
핸들을 꺾었고, 나를 꺾었다
박제된 길 위에서 눈동자처럼 반짝이는 작은 칩
길 따라 오늘을 입력하는 질주의 부품이었다


태양의 신 앞에 엎드리는 길 위에서
핸들에 감기는 경배의 손길들
안약같은 눈물을 닦는 로봇의 손처럼 섬뜩,
두려워지는, 길들여져 왔다는 것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5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364
884 꽃, 거리의 시인들 이월란 2008.05.10 324
883 시차(時差) 이월란 2008.05.10 323
882 미로아(迷路兒) 이월란 2008.05.10 299
881 빈가방 이월란 2008.05.10 378
880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879 별 2 이월란 2008.05.10 267
878 별리(別離) 이월란 2008.05.10 417
877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876 붉어져가는 기억들 이월란 2008.05.10 294
875 너에게 갇혀서 이월란 2008.05.10 323
874 기다림에 대하여 이월란 2008.05.10 282
873 가을이 오면 이월란 2008.05.10 255
872 꽃그늘 이월란 2008.05.10 256
871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월란 2008.05.10 323
870 운명에게 이월란 2008.05.10 289
869 철새는 날아가고 이월란 2008.05.10 275
868 어떤 하루 이월란 2008.05.10 293
867 파도 2 이월란 2008.05.10 238
866 세월도 때론 이월란 2008.05.10 295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