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5
어제:
276
전체:
5,025,457

이달의 작가
2009.04.05 10:56

출근길

조회 수 241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출근길



이월란(09/03/26)




차고 문을 열고, 시동을 켜고, 후진해서 차고 문을 닫고
I-15을 타고, I-215을 타고, 파킹랏에 주차를 시켰다


멀쩡한 목숨이 난데없이 갑갑해 왔을까
꼿꼿이 버티고 선 모가지가 갑자기 가늘어졌을까
마취된 길 위에선 한번도 의식적이지 못했음에


신호등 한번 기억나지 않는 러시아워
길들인 습관으로 저 땅끝으로 달려가 있었을까
축지된 일생의 길이가 하도 짧아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길이 나를 휘둘렀고
핸들을 꺾었고, 나를 꺾었다
박제된 길 위에서 눈동자처럼 반짝이는 작은 칩
길 따라 오늘을 입력하는 질주의 부품이었다


태양의 신 앞에 엎드리는 길 위에서
핸들에 감기는 경배의 손길들
안약같은 눈물을 닦는 로봇의 손처럼 섬뜩,
두려워지는, 길들여져 왔다는 것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 그리움 이월란 2008.06.05 231
144 그리움 이월란 2008.11.19 247
143 그리운 자리 이월란 2010.01.29 388
142 그리운 이에게 이월란 2010.09.20 526
141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250
140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이월란 2008.05.09 314
139 그런 날 있다 이월란 2008.05.08 386
138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6
137 그대의 신전 이월란 2010.08.22 427
136 그대여 이월란 2008.05.10 510
135 그대가 오는 길 이월란 2010.11.24 565
134 그대가 바람이어서 이월란 2010.07.19 618
133 그대가 머문 자리 이월란 2011.05.31 915
132 그대, 시인이여 이월란 2008.05.10 281
131 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이월란 2010.03.30 722
130 그대 내게 있음에 이월란 2008.05.09 303
129 그늘 이월란 2011.04.09 386
128 그는 지금, 이월란 2012.08.17 398
127 그녀의 펌프질 이월란 2009.04.17 527
126 그녀의 리뷰 이월란 2011.05.10 338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