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지퍼
이월란(09/04/09)
딸애가 입다버린, 후드 달린 조끼파카를 주워 입었다
톰보이같은 아이가 험하게도 입었던 그 옷은
지퍼 안쪽단이 파헤쳐진 내장처럼 너덜너덜 찢겨져 있다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늘 지퍼를 단단히 채워놓아야 한다
해진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입술지퍼를 잘 여며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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