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8
어제:
259
전체:
5,026,040

이달의 작가
2009.05.19 13:55

뮤즈에의 구애

조회 수 610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09/05/13)





왜 나는 안전한 순간의 언어를
위험한 영원에의 언어로 바꾸지 못해 안달하고 있나
나는 왜 엎드려 기도하는 흉상이 되고 말았나


금간 레코드처럼 한 소절만 되풀이 하는
나는, 타오르고 있는가
훅 불면 꺼지는 촛불의 비극으로
타오르고 있는가
소멸하고 있는가


비극을 연출하는
나의 시는 늘 일어서고 있다
늘 한 발을 떼고 있는 중이다
멀리 길을 떠날 참이다
멀리, 저 멀리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나는
애원한다
목메게 호소한다
잠시 다시 걸터앉은 폼이
곧 또 떠날 조짐이다


이제 막 깊은 잠에서 깨어나 잠옷을 벗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나는 외출복이 입혀지기 전
알몸의 시를 만지고 싶은 것이다
가슴 깊숙이 손을 넣고 흡혈의 귀기로라도
뜨거운 피를 나눠가지고 싶은 것이다


피로에 지친 말들에게 탄원하는
나의 증언에 반기를 들고
나의 눈 앞에서 모의를 시작하는
시는 늘 바람난 애인같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5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4
1004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1003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32
1002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1001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44
1000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26
999 화상을 입다 이월란 2016.09.08 304
998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997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110
996 달팽이의 하루 2 이월란 2015.09.20 376
995 입양아 이월란 2015.09.20 99
994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993 부음 1 이월란 2015.09.20 174
992 낙엽 이월란 2015.03.30 122
991 타임아웃 이월란 2015.03.30 234
990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989 동백 아가씨 이월란 2014.10.22 421
988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2 1 이월란 2014.10.22 578
98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986 귀성 이월란 2014.10.22 2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