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4
어제:
259
전체:
5,026,036

이달의 작가
2009.05.19 13:55

뮤즈에의 구애

조회 수 610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09/05/13)





왜 나는 안전한 순간의 언어를
위험한 영원에의 언어로 바꾸지 못해 안달하고 있나
나는 왜 엎드려 기도하는 흉상이 되고 말았나


금간 레코드처럼 한 소절만 되풀이 하는
나는, 타오르고 있는가
훅 불면 꺼지는 촛불의 비극으로
타오르고 있는가
소멸하고 있는가


비극을 연출하는
나의 시는 늘 일어서고 있다
늘 한 발을 떼고 있는 중이다
멀리 길을 떠날 참이다
멀리, 저 멀리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나는
애원한다
목메게 호소한다
잠시 다시 걸터앉은 폼이
곧 또 떠날 조짐이다


이제 막 깊은 잠에서 깨어나 잠옷을 벗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나는 외출복이 입혀지기 전
알몸의 시를 만지고 싶은 것이다
가슴 깊숙이 손을 넣고 흡혈의 귀기로라도
뜨거운 피를 나눠가지고 싶은 것이다


피로에 지친 말들에게 탄원하는
나의 증언에 반기를 들고
나의 눈 앞에서 모의를 시작하는
시는 늘 바람난 애인같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5 회유(回游) 이월란 2008.05.09 313
1004 회명晦冥 걷기 2 이월란 2009.12.03 310
1003 회명(晦冥) 걷기 이월란 2008.05.09 352
1002 회귀 이월란 2011.09.09 314
1001 회灰 이월란 2010.07.19 445
1000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 이월란 2009.02.04 345
999 환절의 문 이월란 2010.10.29 575
998 환승 이월란 2008.10.17 279
997 환각의 아이들 이월란 2012.04.10 337
996 화양연화(花樣年華) 이월란 2009.10.14 330
995 화석사냥 이월란 2009.09.12 337
994 화상을 입다 이월란 2016.09.08 304
993 홍옥 이월란 2010.08.22 398
992 홍엽 이월란 2008.05.10 318
991 홈리스 (homeless) 이월란 2008.05.31 268
990 홀수의 미학 이월란 2021.08.16 74
989 혼돈의 꽃 이월란 2011.05.10 340
988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464
987 호스피스의 유서 이월란 2010.03.22 435
986 호감 이월란 2008.05.09 47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