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2
어제:
276
전체:
5,025,624

이달의 작가
2009.05.19 13:55

뮤즈에의 구애

조회 수 610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09/05/13)





왜 나는 안전한 순간의 언어를
위험한 영원에의 언어로 바꾸지 못해 안달하고 있나
나는 왜 엎드려 기도하는 흉상이 되고 말았나


금간 레코드처럼 한 소절만 되풀이 하는
나는, 타오르고 있는가
훅 불면 꺼지는 촛불의 비극으로
타오르고 있는가
소멸하고 있는가


비극을 연출하는
나의 시는 늘 일어서고 있다
늘 한 발을 떼고 있는 중이다
멀리 길을 떠날 참이다
멀리, 저 멀리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나는
애원한다
목메게 호소한다
잠시 다시 걸터앉은 폼이
곧 또 떠날 조짐이다


이제 막 깊은 잠에서 깨어나 잠옷을 벗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나는 외출복이 입혀지기 전
알몸의 시를 만지고 싶은 것이다
가슴 깊숙이 손을 넣고 흡혈의 귀기로라도
뜨거운 피를 나눠가지고 싶은 것이다


피로에 지친 말들에게 탄원하는
나의 증언에 반기를 들고
나의 눈 앞에서 모의를 시작하는
시는 늘 바람난 애인같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5 gocks들 이월란 2009.06.10 386
504 E.R. 하나님 이월란 2009.06.06 320
503 영매(靈媒) 이월란 2009.06.06 345
502 위기의 여자 이월란 2009.06.06 488
501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500 슬픔의 궤 이월란 2009.06.01 402
499 경계인 2 이월란 2009.06.01 366
498 사고다발지역 이월란 2009.05.30 261
497 성대묘사 이월란 2009.05.30 291
»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495 빛나는 감옥 이월란 2009.05.19 339
494 그녀는 동거 중 이월란 2009.05.12 443
493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492 연인 이월란 2009.05.12 276
491 시가 말을 건다 이월란 2009.05.12 397
490 이드의 성(城) 이월란 2009.05.09 315
489 사랑의 지도 이월란 2009.05.09 390
488 근시안 이월란 2009.05.09 267
487 눈(目)의 고향 이월란 2009.05.09 373
486 詩, 그 허상 앞에 이월란 2009.05.04 300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