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자
이월란(09/07/23)
잔치는 끝났다
시를 씁네 떠벌렸고
다 늙어 신인상을 받네 얼굴 내밀었다
고향같은 낙서장이 앞에 있는데 손이 가지 못한다
헐레벌떡 낙서파일을 옮기려다 뭉텅이로 잃어버렸다
세상은 너무 푸석하다 바람 피워놓고 돌아와
엄마이불 들추시던 울아버지 마음도 이랬을까
십 년간의 메모가 깨알처럼 박힌 성경책을 잃었다는
부흥강사의 목소리처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란다
목욕재계라도 해야겠다
걸어다니는 옷
낙조(落照)
산눈
기도
詩
다이어트
피사체
지그재그 지팡이
숙명
밑줄
흔들리는 집 2
당신, 꽃이 피네
유정(有情)
바다몸
사랑이라 부르면
고인 물
제3국어
소포
라식
돌아온 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