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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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룩(see through look)의 유물



이월란(09/07/25)
  


속이 시스루룩의 브래지어처럼 훤히 보인다면 차라리 알몸으로 살으렴
장기에 가려지고 입성으로 장식된 속내가
마인드리더의 투시안으로 푸시업 브래지어의 보조스폰지를 탐지해내듯
빈티나는 가슴을 X-레이처럼 찍어줄 수도 있다는데
끈펜티가 훤히 보이는 나체촌의 원주민으로 정착하는거야
구시대의 뉴패션으로 항간의 주점에서 저녁마다 옷을 벗는 스트리퍼처럼
섬세한 수공으로 무대에 세워진 킬힐의 누드모델처럼 말야
실리콘으로 부해진 실루엣은 왕릉처럼 고고히 열려 있어
발굴해내지 못하는 세월의 흙을 털고 뛰쳐나오는 유물들처럼
선대의 박물관은 폐쇄령이 내린지 오래지만
반짝반짝 녹 벗은 도굴당한 후대의 유물들이
밤의 휘장을 찢고 아침마다 집집마다 당당하게 걸어나오고 있다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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