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4
어제:
225
전체:
5,032,793

이달의 작가
2009.08.25 12:18

여행의 방식

조회 수 322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행의 방식



이월란(09/08/24)



진정한 안부를 묻고 싶다면 떠나라 지구를 떠나듯 목적지는 저 별인 듯 다신 못 볼 사람처럼 서로를 꼬옥 안아보고 Drop Off 사인 아래 서로를 내려놓고 가벼워지고 작아져 일박이일의 가방 속으로 또각또각 걸어들어가 보는 것이다 소꿉장같은 살림 속에서 일상이라는 휘장 뒤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나를 데려와 다시 키워보는 것


떠남의 방식이 곧 만남의 방식이듯 삶의 방식이 곧 죽음의 방식이듯 목적지를 두고서라도 떠나보는 것 더 오래 머물고 싶다면 떠나라 가슴과 머리의 환승지를 지나 타인이 되어 나를 바라보고 타인처럼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는 나의 뒷모습을 보고 타인처럼 옆에 앉아 생소한 밥을 함께 먹어보는 것


기내용 작은 트렁크 속으로 위장전입한 나는 가슴이 축소되어버린 난감한 사이즈의 세입자들 사이로 환승터널의 토끼구멍을 지나 기내식 병물을 마시고 이제껏 흘린 눈물의 파도를 타고 기억과 미래가 동침하는 열쇠구멍으로 들어가 보는거다 물 속에서 빙글빙글 젖은 몸을 말리자는 도도의 노래를 따라부르고 트럼프병정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기 전에 여왕의 붉은장미를 나의 피로라도 칠해주고


돌아오는 흰토끼는 하얀 보딩카드처럼 언제나 손가방 속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내 안에서 자라는 영원한 이방의 향기를 맡으며 가슴이 자라 가방이 터질 때까지 그렇게 떠나 보는 것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5 눈밭 이월란 2008.05.08 324
464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463 꽃, 거리의 시인들 이월란 2008.05.10 324
462 브레인스토밍 이월란 2010.02.12 324
461 시차(時差) 이월란 2008.05.10 323
460 너에게 갇혀서 이월란 2008.05.10 323
459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월란 2008.05.10 323
458 손톱달 이월란 2008.05.10 323
457 약속 없는 나라 이월란 2009.11.21 323
456 이월란 2008.05.08 322
455 간장종지 이월란 2008.05.09 322
454 사실과 진실의 간극 이월란 2008.05.10 322
» 여행의 방식 이월란 2009.08.25 322
452 찬밥 이월란 2008.11.26 321
451 염(殮) 이월란 2009.04.14 321
450 세대차 이월란 2009.11.21 321
449 눈물의 미학 이월란 2008.05.09 320
448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447 E.R. 하나님 이월란 2009.06.06 320
446 투명인간 이월란 2009.07.29 319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