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5
어제:
276
전체:
5,025,537

이달의 작가
2009.09.12 02:04

화석사냥

조회 수 337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석사냥



이월란(09/09/11)



유전자의 바다가 출렁이네요 진화의 물비늘을 입고 뭍으로 간 폐어 한 마리, 숨가삐 합장해버린 흔적 한 뼘은 사라지지 못한 기억의 처소였어요 접안렌즈 아래 확대된 눈물의 바다는 흉근 아래 냉동보관 중인 아린 정보였어요 실트암에 잠든 철들지 못한 유충의 배아였어요 밀도 높은 빙하의 향도 가득히 수정된 자리에 떨어지는 꽃자리 닮은 화석은 그리움의 촉수로 건져낸 툰드라의 땅이죠 기억을 도려낸 가슴 절개면을 따라 어둠이 실종되어버린 북극의 여름은 집도 절도 없어 멀지도 가깝지도 않고요 산맥은 솟았다 꺼지고 몽유의 꿈을 쫓듯 밤마다 돌아다니는 대륙을 딛고 살았어요 수직의 빙벽 가득 내가 살아 있었다는 가설이 당신의 눈 속에 설정되어 있었네요 포개어 잠든 마트로시카 인형처럼 난생도 태생도 아닌 꿈의 태반에서 이식된 사랑, 그 정체모를 분자의 농도와 눈물의 염기서열과 과거로 이어진 길을 찾아 베틀의 북처럼 날 사이를 오갔죠 물과 피가 교접하며 숨쉬는 바다와 뭍의 산소를 아가미로 걸러내야 했고요 마른 기억 사이로 내리는 젖은 발이 자라는 원시어 한 마리, 거울상으로 자라는 육손의 허우적거림으로 보난자를 꿈꾸는 손가락 사이 사이 물갈퀴가 자라네요 매몰되어버린 당신의 바다로 가는 길인데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5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524 아버지의 뒷모습 이월란 2009.07.29 338
523 시한부 이월란 2009.09.04 338
522 그녀의 리뷰 이월란 2011.05.10 338
521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 화석사냥 이월란 2009.09.12 337
519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518 환각의 아이들 이월란 2012.04.10 337
517 그가 사는 도시 이월란 2008.05.08 336
516 해질무렵 이월란 2008.05.09 336
515 그 땐 이월란 2010.01.19 336
514 이중국적 이월란 2011.05.31 336
513 날아오르는 사람들 이월란 2012.01.17 336
512 외출 2 이월란 2012.02.05 336
511 기억 이월란 2008.05.09 335
510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335
509 니코 이월란 2010.06.28 335
508 식물인간 이월란 2013.05.24 335
507 철새 이월란 2009.08.25 334
506 O. 헨리의 별 이월란 2009.10.17 334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