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1
어제:
276
전체:
5,025,653

이달의 작가
2009.10.24 15:30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조회 수 334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이월란(09/10/24)



암종을 잘라낸 한 쪽 가슴으로
표정 없이 서 있는 나신을 보았다
환절의 칼날을 견뎌낸 겨울나무가 꼭 저랬을까
유혹적인 육신의 향기는 암종을 따라
승천해버린 후였다
남아 있어 누려야 할 처절함의 감정조차
사치가 되어버렸다
자백할 여유조차 보여주지 않는 자연의 포즈
입술을 꿰매어버린 봉합자국이
가슴마저 닫았다
변명하고 싶은 과거는 이미 나의 것이 아니다
마른 잎 하나 걸치지 못한 동목의 자태로
눈 맞고 눈처럼 녹아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수직으로 쌓은 세월의 탑이 지금이라도
돌무더기로 흘러내릴 준비가 되어 있는
인생에는 처음부터 포즈가 없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5 섬에 갇히다 이월란 2011.07.26 318
584 포옹 이월란 2012.02.05 318
583 투명인간 이월란 2009.07.29 319
582 굿 이월란 2009.11.11 319
581 詩의 체중 이월란 2009.11.25 319
580 눈물로 지은 밥 이월란 2012.02.05 319
579 눈물의 미학 이월란 2008.05.09 320
578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577 E.R. 하나님 이월란 2009.06.06 320
576 찬밥 이월란 2008.11.26 321
575 염(殮) 이월란 2009.04.14 321
574 세대차 이월란 2009.11.21 321
573 이월란 2008.05.08 322
572 간장종지 이월란 2008.05.09 322
571 사실과 진실의 간극 이월란 2008.05.10 322
570 여행의 방식 이월란 2009.08.25 322
569 시차(時差) 이월란 2008.05.10 323
568 너에게 갇혀서 이월란 2008.05.10 323
567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월란 2008.05.10 323
566 손톱달 이월란 2008.05.10 323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