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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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10.29 13:43

이브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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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사과



이월란(09/10/26)



사과를 드세요 에덴의 중심에서 곧게 자란 나무 사이로 배로 기는 뱀의 진실이 씨앗으로 박힌 사과를 드세요 다리도 없고 눈꺼풀도 없고 귓구멍도 없는 뭍의 비늘이 허물을 벗었어요 열대의 밤을 먹고 자란 길이를 알 수 없는 뱀구멍에서 나온 실뱀이 발등을 살처럼 지나가는 걸 본 적이 있으시다면 손톱 끝으로 살짝 긁어 놓은 듯한 뱀의 눈을 본 적이 있으시다면 실과만큼 세상이 토실토실 살 오를 때마다 사과를 베어 물고 사과보다 더 붉은 피 입술보다 더 붉은 피의 즙을 마셔요 우리가 배부 받은 극본엔 분명 사과를 따 먹어야 한다고 씌여 있잖아요 파트너와 함께 사이좋게 나눠먹어야 한다구요 선악의 껍질을 벗기고 향기로운 과즙이 흐르는 정죄의 과육에 하얗게 표백한 가지런하고도 눈부신 이빨을 박으세요 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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