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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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11.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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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란(09/11/25)



엄만 운명을 믿으세요?


둘이서 밥을 먹다가 뜬금없이 떨어지는 딸아이의 질문
갑작스런 운명에 걸린 밥알들이 입속에서
홈빡 젖고 또 삭고 있다


그래, 끝까지 믿고 싶지 않았던 것이 바로 그 운명이었지


소아당뇨로 불임판정을 받은 신부와의 결혼을 이틀 앞둔
소년같이 청아하던 조카녀석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렇게 사랑하니?
사랑이 아니라 운명 같은 거에요


육법전서의 첫 줄을 읊듯 성스러워
그래, 삼켜야 사는 속된 밥알 같은 것이었지
사랑으로도 수태시키지 못하는 텅빈 뱃속을
무작정 헤엄치고 다니는 것이었지


너와 내가 업고 가야하는
그 눈부신 카르마





?

  1. 졸개

  2. 바람의 밀어

  3. 비밀일기

  4. 연중행사

  5. 가시

  6. 달팽이의 하루

  7. 맹인을 가이드하는 정신박약자

  8. 마작돌

  9. 입양천국

  10. 소통왕국

  11. I-대란

  12. 오타사죄

  13. 밤섬

  14. 빈가방

  15. 백지 사막

  16. 유리기둥

  17. 나의 詩

  18. 뒷모습

  19. 미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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