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2
어제:
276
전체:
5,025,594

이달의 작가
2009.12.15 11:48

간밤에 내린 눈

조회 수 328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09/12/10)



두 눈 속에 캄캄히 잠들었던 세상이 아침에 눈뜬
창마다 백지를 들고 서 있네
이제까지 서술해온 답지들은 모두 틀렸다고
다시 써내, 하는 하얀 청구서처럼
할 말이 많더구나, 어디 시작해봐 하는 것처럼
다시 첫 발자국을 찍어 보라네, 갓 태어난 것처럼
그렇게 색도 많고, 길도 많은 세상이 백지가 되었다네
저 순결한 땅을 밟으면 핸들을 쥔 두 손은
더욱 파리해질 것이네
바퀴들은 속력을 내지 못해 엉거주춤 헛돌기도 할 것이네
거울처럼 나를 비추기 시작하는 빙판길 위에 선 나는
두 발을 내려다 보는 것조차 힘겨우리네
백지 위에선 변명이나 해명보다는 나란히 걷는
네 개의 발자국이면 충분하다고
그래도 결백한 가슴으로
이별처럼 시린 눈은 한 번도 맞아 보지 못한  
맑은 이마로 달려가 나는 그냥, 말하겠네


눈이 왔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5 흐르는 뼈 이월란 2008.12.09 302
624 오독(誤讀) 이월란 2008.12.10 265
623 임시보관함 이월란 2008.12.17 330
622 함박눈 이월란 2008.12.17 299
621 소요산의 가을 이월란 2008.12.19 306
620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1
619 손님 이월란 2008.12.19 278
618 타짜 이월란 2008.12.19 315
617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616 둥근 집 이월란 2008.12.19 264
615 라일라* 이월란 2008.12.19 253
614 풍금(風禽) 이월란 2008.12.26 258
613 소포 이월란 2008.12.26 269
612 눈(雪)이 무겁다 이월란 2008.12.26 418
611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2009.01.02 308
610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이월란 2009.01.02 731
609 지그재그 지팡이 이월란 2009.01.02 271
608 포스트들이 실종되는 것은 일상다반사 이월란 2009.01.07 257
607 스팸메일 이월란 2009.01.07 273
606 비의 역사 이월란 2009.01.07 300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