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338
전체:
5,022,037

이달의 작가
2009.12.15 11:48

간밤에 내린 눈

조회 수 328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09/12/10)



두 눈 속에 캄캄히 잠들었던 세상이 아침에 눈뜬
창마다 백지를 들고 서 있네
이제까지 서술해온 답지들은 모두 틀렸다고
다시 써내, 하는 하얀 청구서처럼
할 말이 많더구나, 어디 시작해봐 하는 것처럼
다시 첫 발자국을 찍어 보라네, 갓 태어난 것처럼
그렇게 색도 많고, 길도 많은 세상이 백지가 되었다네
저 순결한 땅을 밟으면 핸들을 쥔 두 손은
더욱 파리해질 것이네
바퀴들은 속력을 내지 못해 엉거주춤 헛돌기도 할 것이네
거울처럼 나를 비추기 시작하는 빙판길 위에 선 나는
두 발을 내려다 보는 것조차 힘겨우리네
백지 위에선 변명이나 해명보다는 나란히 걷는
네 개의 발자국이면 충분하다고
그래도 결백한 가슴으로
이별처럼 시린 눈은 한 번도 맞아 보지 못한  
맑은 이마로 달려가 나는 그냥, 말하겠네


눈이 왔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비렁뱅이 어사또 이월란 2009.06.10 531
64 중독 2 이월란 2010.07.09 532
63 아가페 미용실 이월란 2009.08.13 534
62 물받이 이월란 2010.04.05 534
61 한 수 위 이월란 2010.07.19 534
60 포커 페이스 이월란 2012.08.17 534
59 토끼와 거북이 이월란 2010.06.12 535
58 금단의 열매 이월란 2014.06.14 538
57 고문(拷問) 이월란 2008.05.08 539
56 물 긷는 사람 이월란 2008.05.08 544
55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45
54 머리로 생리하는 여자 이월란 2010.01.07 545
53 부모 이월란 2010.09.20 546
52 손밥 이월란 2010.05.30 550
51 상사병 이월란 2008.05.07 553
50 꿈속의 꿈 이월란 2012.04.10 555
49 천국, 한 조각 이월란 2010.09.20 557
48 동문서답 이월란 2010.10.29 558
47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46 살 빠지는 그림 이월란 2012.02.05 559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